대전에 다녀오다

일기 2004/06/12 23:06 PlusAlpha
대전에 다녀왔다.
93년 8월부터 9월까지 대전엑스포때 자원봉사를 한답시고 대전 갈마동에 있는 얼굴도 모르던 먼 친척집에 얹혀서 한 달을 지낸 적이 있다.
내가 사람들에게 이 얘기를 하면 다들 "어떻게 너같은 (비사교적이고 성격 까다로운 -.-) 사람이 모르는 사람 집에 한달씩이나 얹혀 지냈느냐"며 놀라는데, 사실 내가 생각해도 놀랍다. 그땐 일본에 대한 열의가 하늘로 치솟고 있던 시기여서 일본어 번역 자원봉사자로 뽑혔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신나 있었던 것 같다.
아무튼 그때 지낸 한달간의 대전생활은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
대전에서 지내는 한달동안 주로 버스를 이용했기 때문에 대전, 특히 대전역 부근과 서구, 유성구의 지리는 어느정도 파악했다고 생각했는데 11년만에 가보니 많이 달라져 있었다.
사실 96년,99년에 출장으로 대전에 잠시 들른적은 있지만 그때는 일때문에 시내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엑스포"라는 이름이 붙어있던 고속도로 톨게이트는 "대덕밸리-_-"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있었는데, 고속도로에서 나와 대덕연구단지를 거쳐 엑스포과학공원으로 가는 길은 그나마 많이 변하지 않아 동네의 모습이 낯이 익었다.
하지만 갑천을 건너 정부청사쪽으로 가자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 내가 그곳에 있던 93년 9월에 정부청사 기공식을 했었는데... 지금은 몰라보게 훌륭하게 변모해 있었다. 지하철도 만드는 듯, 한창 공사중이었다.
오늘 대전에 간 것은 너무 멀어서 평소에 자주 보기 어려운 동생 부부를 만나고 동생네 새로 입양하는 고양이를 보기 위해서다.
고양이를 분양해주는 사람이 서울에 살기 때문에 중간지점에서 만나기로 했다는데... 대전까지 올라오는 김에 나도 만나자고 해서 내려간 것이다.
서울-부산 원거리연애를 하는 커플이 주말마다 중간지점인 대전에서 만났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직접 해보니 중간지점에서 만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ㅎㅎ
수원에서 원래 1시간 40분쯤 걸린다더니 오늘은 토요일이라 그런지 세 시간이나 걸렸다.
만나서 세 시간쯤 저녁먹고 놀다가 다시 헤어져 서울로 올라왔다.
좀 덥긴 했지만 날씨가 좋았고, 오랜만에 바람쐬고 동생 부부를 만나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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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12 23:06 2004/06/12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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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츠(윤) 2007/03/13 02: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대전에 살고 있습니다 ^^ 저는 중구에 살아요! 이제 지하철도 개통되어서 지하철로 학원에 다니고 있답니다 ^^ 지하철 정말 빠르고 편해요. 다만 열차의 폭이 조금 좁다는게 문제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