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 3월 11일 오후 지진 발생 이후의 기록을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이하는 페이스북에 기록한 것을 옮겨온 것입니다.
대지진 발생. 꽤 강하고 길게 지속되는 지진이었다... ㅜㅜ
우리 사무실에서는 다들 책상밑에 들어가서 숨어있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흔들림이 안끝나더라는...
정말 진짜로 1분이 1시간처럼 느껴졌다.
주위의 일본사람들도 이런 지진은 처음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고...
그래도 나는 무사하니 친구 여러분 안심을...
3월 11일 오후 3:04
회사는 지진대책이 확실해서 아무런 피해 없이 멀쩡한데 집 상황이 어떨지 걱정이네. 고양이들도 많이 놀랐을텐데... 내 옆자리 동료는 집에 아이 혼자 있다고 서둘러 조퇴하고 떠났다.
3월 11일 오후 3:53
원래 우리 회사는 업무시간에 절대 딴짓(휴대전화, 사적인 통화, SNS 등등) 안하고 업무에 집중하는 분위기인데 오늘은 다들 뉴스보고 집에 연락하느라 바쁘네. 근데 전화가 다 불통이다. 그나마 인터넷이 연결되어 다행.
3월 11일 오후 4:00
퇴근시간, 대중교통이 전부 멈췄다는 소식에, 집에 갈 수 없는 동료를 한 명 태우고 5시 40분 경 회사출발.
집이 멀거나 교통수단이 없어 귀가를 포기하고 회사에 남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예상대로 길이 엄청나게 막혔다. 정전으로 신호등 꺼져있고, 가로등도 꺼진 암흑상태였다.
동료를 집에 내려주고 다시 암흑속을 달려서(아니..기어서)집에 도착하니 8시.
집안이 물건들이 떨어져 엉망이 되어 있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무런 피해 없이 무사했다. 다만 온 동네가 계속 정전, 단수 상태.
9시가 되어서야 전기와 수도가 다시 들어와, 우리집 재해상황은 종료되었다.
늦은 저녁 먹고 이제야 한숨 돌렸음.
걱정해 주신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3월 11일 오후 10:06
그동안의 일들이 꽤 충격이었는지 온 몸에 스트레스 반응발생. 두통, 근육통, 소화불량 등등. 아무 일도 없던 내가 이럴진대 실제로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어떤 상태일지. 평소와 다름없이 따뜻한 집안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있는게 미안한 기분이다.
3월 13일 오후 2:20
지진때문에 원자력발전소는 물론 화력발전소도 여러 군데 피해를 입어 전체적으로 전력 부족이 예상된다고 오늘부터 4월말까지 "계획정전"을 실시한다고 한다. 지역별로 5개 그룹으로 나누어 돌아가면서 3시간씩 정전하는 방식인데, 최소한 하루에 3시간은 정전 차례가 돌아게 된다.
가정은 물론 기업도 예외없이 해당되어, 대부분의 전철노선도 정전에 따라 운행을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우리집은 오늘아침 6시 20분부터 정전되는 1그룹에 해당되는데, 세수 안하고 출근할 수 없어서 잠 설치고 5시부터 일어나서 준비하고 6시 20분에 집을 나왔건만, 출근 도중에 갑자기 1그룹은 전력공급에 차질 없어보여 정전을 그만두겠다는 방송이...ㅡ.ㅡ 회사에 7시 조금 넘어 도착했는데 조금 억울한 기분이다...
그나저나 한국에서 이런 방식으로 갑자기 전체적으로 정전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가만있으려나... 기업에서는 경제적 손실 운운 하면서 항의하고 난리나지 않을까...
재해를 빨리 복구하기 위해 이정도 불편과 손해쯤은 감수해야 한다며 아무 불평없이 따르는 일본사람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3월 14일 월요일 오전 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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