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부터 조금씩 찾아보며 여기 저기 견학을 다니기를 여러 차례, 드디어 지난 일요일에 모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에 입단신청서를 제출했다.
남편과 함께 오케스트라에 들어가서 연주하는 것이 두 사람의 작은 소망이었기에, 드디어 꿈을 이룬 셈이다.
거리가 멀어서 망설였지만 다른 조건들이 마음에 들어서, 조금 힘들더라도 분발하여 다녀보기로 했다.
작년 8월에 처음 발족하여 올 가을에 첫번째 연주회를 준비하고 있는 신생 오케스트라인데, 운영진이 매우 의욕적이고 조직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일본의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의 저변은 한국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엄청나게 넓다.
클래식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 악기를 배우는 사람도 셀 수 없이 많다.
오케스트라 멤버의 연령대도 다양하고 각자의 연주수준도 높다.
물론 일부 초보자도 존재하지만 파트연습 등을 통해 경험자가 초보자에게 꽤 체계적으로 오케스트라 문화를 전수(?)하는 듯 했다.
내가 입단한 오케스트라는 월 3회의 정기 합주연습이 있는데, 매번 연습시작 전에 튜닝 후 30분 정도 모든 단원이 함께 스케일과 화성을 연습하고나서 본 연습을 시작한다.
스케일 연습의 중요성은 악기를 배우면서 귀가 닳도록 들어왔지만 막상 연습하려고 하면 귀찮아서, 또는 재미없어서 대충 넘어가고 마는 것이 대부분의 현실이므로, 이렇게 함께 연습을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스케일과 화성 연습으로 호흡을 맞춘 뒤에 연습을 시작하니 당연히 연습의 효율과 만족도도 높아지는 것 같다.
또한 각 악기별로 전공한 프로 연주자를 “트레이너”로 초빙하여 합주 연습을 지도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매주 지도하는 선생님이 바뀌는데, 각자의 전공악기나 음악적 취향이나 가치관에 따라 중요시하는 부분이 달라서 강조하는 내용도 달라진다.
이런 시스템을 처음 접하는 나로서는 약간 혼란스러운 면도 없지는 않았지만, 최종적으로 지휘자가 조율을 할 것이므로 큰 문제는 없으며, 오히려 여러 사람의 다양한 해석을 접하고 지도 받으면서 음악을 폭넓고 균형있게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며 연주할 수 있게 되므로 궁극적으로는 음악적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른 오케스트라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단원들이 각자 자신의 스코어(총보)를 갖고 있으며, 수시로 펼쳐보며 다른 악기와의 관계나 음악의 흐름에 신경쓰며 연주를 하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집 책장에 스코어 책이 잔뜩 있는 이유가 파악된다. (남편이 청소년 시절부터 30년 가까이 오케스트라 활동을 해 오면서 모아 온 것임.)
11월 공연 예정.
현재 연습하고 있는 곡은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이고, 나머지 프로그램은 다음주에 결정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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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도 오케스트라 활동 하시는 군요. 그것도 남편분과 함께... 부럽네요^^; 결혼 너무 잘하신 것 같아요.. 양군이를 위한 캣워크에다가 같이 오케스트라까지.. 딱 제가 꿈꾸던 신랑감인데... 저의 현실은...흑...
슈삐님 댁이야말로 이상적인 가정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남편 자랑을 너무 많이 했나봅니다...;;; (남편이 가끔 들러서 번역기 돌려서 읽고 가기 땜에...;;;) 이제 자제할게요...ㅎㅎ
ㅎㅎ 연주회 꼭 보러 가고 싶어요!! >_<
너무 멀어서 꼭 보러 와 달라는 말은 못하겠지만... 보러 오시면 기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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