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기로 결정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이 바로 양군이 일본 입국 관련 절차였다.
일본은 광견병 비발생국가여서 광견병 발생국가인 한국에서 개나 고양이를 일본으로 들여가려면 최소 7개월 이상의 준비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 참조

일본 농림수산성 동물검역소 개와 고양이 입국 안내 (일본어(새 창으로 열기), 영어(새 창으로 열기))
한국어판 안내서(PDF)

양군이는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부속동물병원을 통해 모든 절차를 밟았다.
서울대학교부속동물병원 반려동물 해외출국 안내

양군이는 항상 혼자 지내버릇해서 평소에 낯을 많이 가리고, 낯선 곳에 가면 구석에 들어가서 식음을 전폐하고 며칠동안 나오지 않았던 경험도 있었기 때문에, 이번 이사에서 무엇보다 가장 신경쓰고 걱정을 많이 했었다.

서울대학교부속동물병원에서 필요한 서류를 모두 작성해 주어서 서류를 갖고 한국 검역소, 항공사 탑승수속, 일본 검역소만 들르기만 하는 것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끝났다.

이번 입국에는 대한항공을 이용했는데, 양군이는 몸무게 6kg에 항공기 탑승용 케이지의 무게가 5kg 정도여서 비행기의 일반 객실에는 탈 수 없고 화물칸에 태워야 했다. 사람들 많은 객실의 발밑에서 정신없이 있는 것보다 차라리 온도 조절 되는 조용한 동물 전용 화물칸에 있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말도 들었지만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비행기에 항상 동물이 탑승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장이 화물칸의 온도조절을 깜빡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탑승수속할 때 한 번, 비행기 안에서 책임자로 보이는 승무원에게 또 한 번, 기장님께 화물칸 온도조절 잘 부탁한다고 전해달라고 당부를 했다.

간혹 양군이를 여행가방에 넣어서 데려가느냐고 질문하는 사람도 있는데...혹시 이런 모습을 상상한건가...? ㅡㅡ;;;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생긴 튼튼하고 고급스런 케이지에 실어서 데려갔다.
일본 입국시 케이지의 조건도 상세하게 규정돼 있어서 그에 적합한 것을 일부러 준비한 것이다.
수송 케이지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준하여 동물이 자유롭게 서고 앉고 잠자고 회전할 수 있는 크기로 하여 환기에 충분한 통기구멍이 있을 것으로 한다. 또 통기구멍이나 철망부에서 동물의 코끝(눈앞)이나 수족이 나오지 않도록 하며 도망방지 기능을 가진 구조로 한다.

출국수속을 처음 시작할 때 이 케이지를 구입한 이래 7개월동안, 일부러 방안에 놓고 양군이가 자유롭게 드나들며 지내도록 했다. 어느날 갑자기 케이지에 가둬서 비행기를 태우면 충격이 클 것 같아서...  평소에 이 집 안에서 잠도 자고 놀기도 하면서 완전히 익숙해지도록 한 것이다.

하네다공항 검역소 앞에서 대기중

케이지 옆에는 LIVE ANIMALS라고 표시되어 있다.
하네다공항 검역소 앞에서 대기중

하네다공항 검역소 앞에서 대기중

일본 집에 도착하면 또 한 일주일쯤 구석에 처박혀서 안나올지도 모른다고 각오를 했는데, 정확히 세 시간만에 구석에서 나와서 새 집을 탐험하고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먼저 살던 집보다 넓고, 바닥 전체에 카페트가 깔려있으며, 남편이 직접 만든 다양한 캣타워를 비롯한 안락한 숨을 곳이 도처에 존재하는 새 집이 꽤 맘에 든 모양이다.
이틀이 지나자 아예 바닥에 배를 내놓고 누워서 자기도 한다.
일주일이 지나자 방문에 달아놓은 캣도어를 열고 스스로 드나들 수 있게 되었다.

캣 도어. 머리나 앞발로 밀면 쉽게 열리고, 지나가고 나면 자석에 의해 저절로 닫힌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본집은 한국에서 살던 집에 비해 습도가 꽤 높은데, 습도 때문인지 아니면 카페트 때문인지 알수 없지만 공기중에 고양이 털이 날리는 일이 훨씬 적어졌다. 전반적인 환경이 좋아져서(이 동네가 공기도 훨씬 깨끗하다) 양군이 컨디션이 좋아져 털이 덜 빠지는건지...
서울대동물병원에서 출국준비를 하러 양군이를 처음 데리고 갔을 때 담당 수의사 선생님이 일본은 고양이가 살기에 참 좋은 나라라며 “고양이 천국”이라고 했는데... 정말 그 말이 맞나보다.
나보다 더 양군이를 좋아하는 남편과, 행복해 하는 양군이를 보니 나도 행복하다. ^^

이리하여, 양군이 일본에 데려가기 프로젝트 성공!!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09/04/17 16:59 2009/04/17 16:59

트랙백 주소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슈삐 2009/04/17 23: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호.. 캣도어 신기하네요^^ 무엇보다 공기도 좋고 털도 덜 날린다니 정말 부럽네요.

  2. hibiki 2009/04/18 22: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캣도어 처음 봐요 +ㅁ+;; ..정말 고양이 천국이 맞는 거 같아요ㅎㅎ

    • PlusAlpha 2009/04/20 09:09  댓글주소  수정/삭제

      캣도어뿐만 아니라 별의별 신기한 애완동물용품이 놀랄만큼 다양하게 있더군요. 애완동물 보험도 있고요.

  3. Violinholic 2009/04/19 09: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야.. 이사하느라 양군이도 고생이 많네요..

  4. 쭈아 2009/04/20 09: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양군이는 케이지 안에서도 포스가 장난 아니네요^^ 그동안 양군이가 넘 궁금했더랬는데...ㅋㅋ

    • PlusAlpha 2009/04/22 23:00  댓글주소  수정/삭제

      공항에서 어딜 가나 검역소와 항공사 직원들에게 인기폭발이었답니다..^^
      지금은 저보다 더 일본에 잘 적응하고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