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 일본에 다녀왔다.
3박4일간 쇼핑 등을 제외하고 가족, 친지, 관공서 등 순수한 방문만 8군데...친구 8명을 초대한 신년회 모임 개최 등... 꽤 빡빡하고 힘든 일정이었다.
26일에는 가마쿠라시청에서 혼인신고를 하고, 요코하마에 있는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배우자비자 취득을 위한 재류자격인정증명교부신청서 제출을 마침으로써 결혼의 제2단계를 완료하였다.

앞으로 내가 살게 될 가마쿠라(鎌倉)라는 도시와는 묘한 인연이 있다.
가마쿠라에는 1993년과 1997년에 한 번씩 방문한 적이 있는데, 공교롭게도 두 번 모두 방문일자가 모두 1월 24일이었다.
1993년에는 여행, 1997년도는 업무상 출장이었는데, 1997년 1월 24일 방문한 곳이 다름아닌 가마쿠라 시청(市役所)이었다.
당연하지만 그 당시에는 내가 12년 뒤에 혼인신고를 하기 위해 다시 이곳을 방문하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는데...
인생이란 것이 예측불허이긴 하지만... 어떤 복선이나 암시 같은 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아무튼 그런 인연이 있는 가마쿠라... 첫인상도 좋았지만 앞으로 제2의 고향이 될 곳으로서 아주 마음에 드는 곳이다.

사실... 혼인신고 서류를 낼 때 해프닝이 있었다.
전날인 일요일, 이곳 저곳 방문하고 사람들을 만난 후 밤늦게 귀가하여 새벽 2시반까지 혼인신고와 비자신청 서류를 작성하는 바람에 좀 비몽사몽했던 모양이다.
혼인신고와 비자신청을 마치고 곧바로 공항으로 가서 귀국할 계획이어서, 아침에 허둥지둥 짐을 싸서 시청에 갔는데, 창구에서 서류를 내려고 보니, 중요한 서류 한 가지가 빠져 있는 것이다.
집에 두고왔다고 생각하여 서둘러 집까지 되돌아 갔더니... 없다...
알고보니 집이 아니라 차 안의 내 여행가방 속에 들어있었다. 갈 필요가 없었는데 괜히 다녀온 것이다.
그러는 바람에 시간이 한 시간 가까이 지체되었고, 그 다음 방문지인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늦게 도착하여 비행기 출발시간 때문에 내 번호표 차례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중간에 나왔다.
신랑이 공항에 나를 내려놓고 바로 차를 돌려 다시 출입국관리사무소까지 달려가, 마감시간(16시)에 간신히 턱걸이로 들어가 제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 제2단계 클리어.
결혼절차를 완료하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미션이 남아있다.
이 다음에는 또 어떤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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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30 17:10 2009/01/3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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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슈삐 2009/01/31 19: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단계별 결혼이야기도 재미있어요^^ 그나저나 모든 결혼 과정(?)이 종료되면... 가마쿠라에서 사시게 되는 것인가봐요. 흑.. 알파님 덜 바빠지시면 앙상블 멤버로 영입하고 싶었는뎅...ㅠㅠ

  2. ViolinHolic 2009/01/31 14: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지명이 낯익은데요... 무슨 막부가 있던 곳 아닌가요? 아닌가? ㅡ_-;;

    계속되는 국제결혼 체험담 기대하겠>..

  3. 일마레 2009/02/04 08: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머낫~~~ 정말 오랫만에 찾아왔더니 이렇게 축하할 일이 있을줄이야....
    정말 정말 축하드려요~ 행복해보이십니다. 왠지 모르게 글에서도 예전보다 더 여유로움이 느껴져요.
    글구 반지도 너무 이쁘네요!!
    꼭 다시 블로그에 안부 남겨주세요~~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