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관리가 필요하다

일기 2005/03/23 22:35 PlusAlpha
어제 직장의 큰 행사가 있어서, 끝나고 일찍(대낮에) 집에 왔는데 몸 상태가 안좋았다.
특별히 어디가 아픈 것은 아닌데 몸이 노곤하고 속이 더부룩하고 머리가 은근히 아프고... 아무튼 이유를 알 수 없이 상당한 불쾌감이 들었다.
행사때문에 신경을 썼다가 긴장이 풀려 몸살이 난 것일까.. 아니면 오찬으로 먹은 뷔페음식이 소화가 안되어서일까..
몸이 많이 힘들고 식욕도 전혀 없어서 저녁도 먹지 않고 그냥 계속 잠만 잤다.
어두워지기 전에 바이올린 연습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음에도 불구하고 몸이 안좋아서 연습을 할 수가 없었다.
푹 자고 나면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도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그때문에 출근준비도 아주 느릿느릿 했고... 그래서 평소에 나가던 시간보다 늦게 나갔고... 그래서 전철에 사람이 많아서 서서 가게 되었다.
문 앞에 서서 한 20분정도 PDA로 신문기사를 들여다 볼 때까지는 그럭저럭 버틸만 했는데 내릴 곳을 10분쯤 앞둔 상황에서 갑자기 몸이 많이 괴로워졌다.
가슴이 답답해서 숨을 쉴 수가 없고 조금만 건드리면 토할 것처럼 속이 뒤집혔고... 다리 힘이 풀리면서 주저앉고만 싶어졌다.
아 큰일났다... 하는 생각과 동시에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를 급하게 굴렸지만 머리속이 아득해지고 눈앞이 캄캄해지는 게 내 정신이 아니었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해... 이 사람 많은 전철 안에서 쓰러지면 어떻게 되는거지... 하며 두 손으로 전철 기둥을 꼭 붙들고 심호흡을 하며 버텼다.
자.. 이제 세 정거장 남았어... 이제 두 정거장...
온몸의 모공이 열리며 식은땀이 확 솟아나는 것이 느껴졌다.
겨우겨우 간신히 견뎌내어 사당역에 도착했다.
전철에서 내려서 조금 시원한 공기를 쐬었더니 조금 나아졌지만 온몸의 힘이 다 빠져서 걸음을 빨리 걸을 수가 없었다.
그 당시의 내 모습은 아마 가관이었을 것이다. 얼굴은 백짓장이 되어 땀으로 범벅이 돼 있고, 멍하니 터덜터덜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으니...
다행히도 무사히 사무실에 도착해지만 하루종일 힘이 들었다.
내가 십여년간 신물이 나도록 장거리 통학, 통근을 하며 살아왔어도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충격이다. 이제 체력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듯 하다. T_T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끔찍한 출근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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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3 22:35 2005/03/23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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