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 이어...
2010년 9월 10일 아침.
삿포로 오카다마 공항을 출발한 뒤 30분만에 하코다테 공항에 내려 렌터카를 빌렸다. 아침9시 이전에 도착하니 (예약을 하고 왔는데도) 렌터카 카운터에 사람이 없어서 여기저기 전화하고 기다려서 9시 반 쯤 출발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귀여운 디자인의 닛산큐브로 빌렸기 때문에 내가 운전을 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 차가 보기보다 크다.
하코다테 시내로 들어가는데, 역시나 오른쪽 핸들 차가 익숙지 않아 긴장했다. 게다가 이곳은 차선변경할 때 좀처럼 양보를 해 주지 않는다. (마치 한국같다. ㅡ.ㅡ;)
내가 주로 다니는 우리동네(가마쿠라, 요코하마, 가나가와현 남부)에서는 대부분 깜빡이만 켜면 알아서 잘 끼워주기 때문에 차선변경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거의 없었다. 물론 편도 1차선인 곳이 많아 차선변경이 필요없는 경우도 많지만...ㅎㅎ
결국 내 운전은 이것으로 끝. 그 다음은 계속 남편이 운전했다.
시내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하코다테 하리스토스 정교회 교회당. 우리가 나름 정교회 신자가 아니던가.
도쿄의 니콜라이도 처럼 독특한 이국적 모양의 건물로 유명한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사진처럼 건물 보수공사를 하고 있었다.
2010년 9월 10일 아침.
삿포로 오카다마 공항을 출발한 뒤 30분만에 하코다테 공항에 내려 렌터카를 빌렸다. 아침9시 이전에 도착하니 (예약을 하고 왔는데도) 렌터카 카운터에 사람이 없어서 여기저기 전화하고 기다려서 9시 반 쯤 출발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귀여운 디자인의 닛산큐브로 빌렸기 때문에 내가 운전을 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 차가 보기보다 크다.
하코다테 시내로 들어가는데, 역시나 오른쪽 핸들 차가 익숙지 않아 긴장했다. 게다가 이곳은 차선변경할 때 좀처럼 양보를 해 주지 않는다. (마치 한국같다. ㅡ.ㅡ;)
내가 주로 다니는 우리동네(가마쿠라, 요코하마, 가나가와현 남부)에서는 대부분 깜빡이만 켜면 알아서 잘 끼워주기 때문에 차선변경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거의 없었다. 물론 편도 1차선인 곳이 많아 차선변경이 필요없는 경우도 많지만...ㅎㅎ
결국 내 운전은 이것으로 끝. 그 다음은 계속 남편이 운전했다.
시내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하코다테 하리스토스 정교회 교회당. 우리가 나름 정교회 신자가 아니던가.
도쿄의 니콜라이도 처럼 독특한 이국적 모양의 건물로 유명한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사진처럼 건물 보수공사를 하고 있었다.
하코다테는 일본정교회의 원점이다. 1868년 최초의 일본인 정교회 신자가 하코다테에서 탄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기독교가 금지되어 있었지만, 러시아영사관 내 부속 예배당의 사제인 니콜라이를 3명의 일본인이 비밀리에 방문하여 세례를 받았다고 한다.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보니 견학온 어린이 단체와 일반 관광객들이 많이 있었고, 교회 관계자가 열심히 설명을 해 주고 있었다. 예배당 안은 니콜라이도에 비해 상당히 좁았지만 이콘(성화)이나 스테인드글라스 등 실내장식은 니콜라이도와 많이 비슷했다. 내부에서는 사진촬영 금지이고 사람들이 많아 정신없어서 금방 나왔다.
그 다음은 로프웨이를 타고 하코다테야마(函館山) 정상으로...
여긴 원래 야경이 멋있어서 밤에 가보는게 좋지만, 당일치기 일정이어서 저녁에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에 낮에 갔다. 하지만 낮의 풍경도 멋있었다는거...
8,328톤, 여객 정원 1,200명의 큰 배였다.
예전에 하코다테와 아오모리를 왕복하는 여객선이었는데 1988년 하코다테-아오모리 간 해저터널이 완성됨에 따라 항로가 폐지되고 하코다테에 남아 내부를 공개하고 있다. 옛날 여객선의 모습을 보존하고 있어서 재미있는 전시물들이 꽤 있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졌기 때문에 바로 옆에 있는 유명한 시장 아사이치(朝市)로 갔다. 원래 새벽에 개장하여 오전에만 영업을 하기 때문에 아침시장이라는 의미로 아사이치이지만 다행히 아직 문닫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여기서는 해산물이 맛있기로 유명하기 때문에 해산물 덮밥과 해산물 샐러드를 먹었다. 맛있었다.
다음엔 고료카쿠(五稜郭)로 향했다.
하코다테에 여행간다고 했더니 남편 주위의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꼭 가보라고 했다는 그곳이다.
고료카쿠는 에도시대 말기(1800년대 중반) 세워진 성곽(요새)인데 독특한 별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부에는 고료카쿠에 얽힌 역사적 사실들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는 전시물들이 있었다. 포스터, 만화 등등 알기 쉽게 잘 설명해 놓았지만, 일본어가 너무 많아서 일일히 읽기 피곤해서 대충 읽고 말았다.
그 와중에 눈에 확 띄는 한 인물이 있으니 土方歳三(히지카타 토시조)라는 사람이었다.
아니... 150년 전에 이런 현대적인 외모의 훈남이 존재하다니...
그런데 조사해 보니 그는 일종의 군대 비슷한 조직에서 넘버2 의 위치에 있던 사람으로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했고, 하코다테 전쟁에서 35세의 나이로 전사했다고 한다.
역시나 호감가는 외모 덕분인지 고료카쿠에 기념품 가게에는 그의 얼굴이 이용된 기념품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여행 마지막 날 오후가 되니 지치고 피곤했다.
고료카쿠 타워만 보고 실제 성곽 안에 들어가는 것은 많이 걸어야 할 것 같아서 다음 기회를 기약했다.
대신 근처에 있는 록카테이(六花亭) 카페에 가서 조금 쉬기로 했다.
록카테이는 홋카이도에 본사가 있고 홋카이도 내에만 매장을 갖고 있는 유명한 제과회사이다.
밖에서 얼핏 보면 무슨 건물인지 알 수 없을만큼 절제된 미학의 건물.
이 나무 벽의 뒤편으로 가면 아래와 같은 입구 통로가 나온다.
간판 아래 앉아있는 개의 동상은 록카테이 매장(직영점)마다 놓여져 있는 모양이다.
창업자의 애견이라는 설도 있지만 확인하기 어렵고, 홋카이도 출신 조각가의 작품이라는 것은 확실한 듯 하다.
안으로 들어가니 겉에서 보기와는 달리 넓고 환한 분위기의 매장이 있다. 한쪽에는 과자를 진열하여 판매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는 조그만 카페가 있다. 사람들은 많았지만 밝고 깔끔한 실내 분위기에 모두 조용조용하게 움직여 마치 미술관에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커피젤리와 소프트아이스크림, 남편은 그냥 소프트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가격에 비해 양이 좀 적은 느낌이지만 많이 맛있었다.
오전에 들렀던 모토마치(元町) 지역으로 다시 돌아왔다.
주차할 곳을 찾아다니다가 한 군데 발견하여 들어갔더니, 홋카이도 굴지의 부자인 소마(相馬)라는 사람이 살았던 저택 旧相馬邸의 주차장이었다.
주차요금은 한 시간에 400엔이지만, 旧相馬邸를 관람하면 1시간 무료라고 해서 예정에 없던 곳이지만 들어가보았다.(물론 입장료는 따로 든다.) 올해 6월부터 공개를 시작해서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그런데 여기가 의외로 괜찮았다. 아무 기대 없이 그냥 한번 죽 둘러보고 나올 생각이었는데 흥미로운 것들이 많이 있었다. 일본집 치고는 어마어마하게 넓은 데다 100여년 전의 집인데도 꽤 호화로웠다.
거실인지 응접실인지 아무튼 집 한가운데 있는 넓은 방에서 창밖을 내다보면 그대로 바다가 보이는데 그 경치가 정말 좋다. 이런 집에서 살았던 사람이 무척 부러워졌다.
그런데 지금은 외손녀가 한 명 남아있다던가... 남아있다가 죽었다던가... 확실치 않지만 아무튼 안타깝게도 자손이 끊긴 모양이다.
다음은 소마 저택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중요문화재 구 하코다테구 공회당(旧函館区公会堂)에 갔다. 1910년에 지어진 서양식 건물로, 음악회, 재판 등등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집회장소로 쓰였다.
내부에는 로코코 풍의 화려한 드레스를 빌려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코너가 있는데 드레스의 종류도 꽤 많고 실제로 젊은 여성들이나 어린이에게 인기가 많았다.
마지막으로 하코다테 북방민족자료관에 들러 아이누민족 관련 자료들을 관람했다.
여기는 내부촬영 금지여서 사진이 없다.
날도 어둑어둑해졌고, 하네다공항으로 가는 저녁 7시 30분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에 이것으로 하코다테 여행을 마쳤다.
한나절밖에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꽤 충실한 여행이 되었다.
하코다테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 나중에 꼭 다시 가보고 싶다.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보니 견학온 어린이 단체와 일반 관광객들이 많이 있었고, 교회 관계자가 열심히 설명을 해 주고 있었다. 예배당 안은 니콜라이도에 비해 상당히 좁았지만 이콘(성화)이나 스테인드글라스 등 실내장식은 니콜라이도와 많이 비슷했다. 내부에서는 사진촬영 금지이고 사람들이 많아 정신없어서 금방 나왔다.
그 다음은 로프웨이를 타고 하코다테야마(函館山) 정상으로...
여긴 원래 야경이 멋있어서 밤에 가보는게 좋지만, 당일치기 일정이어서 저녁에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에 낮에 갔다. 하지만 낮의 풍경도 멋있었다는거...
8,328톤, 여객 정원 1,200명의 큰 배였다.
예전에 하코다테와 아오모리를 왕복하는 여객선이었는데 1988년 하코다테-아오모리 간 해저터널이 완성됨에 따라 항로가 폐지되고 하코다테에 남아 내부를 공개하고 있다. 옛날 여객선의 모습을 보존하고 있어서 재미있는 전시물들이 꽤 있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졌기 때문에 바로 옆에 있는 유명한 시장 아사이치(朝市)로 갔다. 원래 새벽에 개장하여 오전에만 영업을 하기 때문에 아침시장이라는 의미로 아사이치이지만 다행히 아직 문닫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여기서는 해산물이 맛있기로 유명하기 때문에 해산물 덮밥과 해산물 샐러드를 먹었다. 맛있었다.
다음엔 고료카쿠(五稜郭)로 향했다.
하코다테에 여행간다고 했더니 남편 주위의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꼭 가보라고 했다는 그곳이다.
고료카쿠는 에도시대 말기(1800년대 중반) 세워진 성곽(요새)인데 독특한 별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부에는 고료카쿠에 얽힌 역사적 사실들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는 전시물들이 있었다. 포스터, 만화 등등 알기 쉽게 잘 설명해 놓았지만, 일본어가 너무 많아서 일일히 읽기 피곤해서 대충 읽고 말았다.
그 와중에 눈에 확 띄는 한 인물이 있으니 土方歳三(히지카타 토시조)라는 사람이었다.
아니... 150년 전에 이런 현대적인 외모의 훈남이 존재하다니...
그런데 조사해 보니 그는 일종의 군대 비슷한 조직에서 넘버2 의 위치에 있던 사람으로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했고, 하코다테 전쟁에서 35세의 나이로 전사했다고 한다.
역시나 호감가는 외모 덕분인지 고료카쿠에 기념품 가게에는 그의 얼굴이 이용된 기념품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여행 마지막 날 오후가 되니 지치고 피곤했다.
고료카쿠 타워만 보고 실제 성곽 안에 들어가는 것은 많이 걸어야 할 것 같아서 다음 기회를 기약했다.
대신 근처에 있는 록카테이(六花亭) 카페에 가서 조금 쉬기로 했다.
록카테이는 홋카이도에 본사가 있고 홋카이도 내에만 매장을 갖고 있는 유명한 제과회사이다.
밖에서 얼핏 보면 무슨 건물인지 알 수 없을만큼 절제된 미학의 건물.
이 나무 벽의 뒤편으로 가면 아래와 같은 입구 통로가 나온다.
간판 아래 앉아있는 개의 동상은 록카테이 매장(직영점)마다 놓여져 있는 모양이다.
창업자의 애견이라는 설도 있지만 확인하기 어렵고, 홋카이도 출신 조각가의 작품이라는 것은 확실한 듯 하다.
안으로 들어가니 겉에서 보기와는 달리 넓고 환한 분위기의 매장이 있다. 한쪽에는 과자를 진열하여 판매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는 조그만 카페가 있다. 사람들은 많았지만 밝고 깔끔한 실내 분위기에 모두 조용조용하게 움직여 마치 미술관에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커피젤리와 소프트아이스크림, 남편은 그냥 소프트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가격에 비해 양이 좀 적은 느낌이지만 많이 맛있었다.
오전에 들렀던 모토마치(元町) 지역으로 다시 돌아왔다.
주차할 곳을 찾아다니다가 한 군데 발견하여 들어갔더니, 홋카이도 굴지의 부자인 소마(相馬)라는 사람이 살았던 저택 旧相馬邸의 주차장이었다.
주차요금은 한 시간에 400엔이지만, 旧相馬邸를 관람하면 1시간 무료라고 해서 예정에 없던 곳이지만 들어가보았다.(물론 입장료는 따로 든다.) 올해 6월부터 공개를 시작해서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그런데 여기가 의외로 괜찮았다. 아무 기대 없이 그냥 한번 죽 둘러보고 나올 생각이었는데 흥미로운 것들이 많이 있었다. 일본집 치고는 어마어마하게 넓은 데다 100여년 전의 집인데도 꽤 호화로웠다.
거실인지 응접실인지 아무튼 집 한가운데 있는 넓은 방에서 창밖을 내다보면 그대로 바다가 보이는데 그 경치가 정말 좋다. 이런 집에서 살았던 사람이 무척 부러워졌다.
그런데 지금은 외손녀가 한 명 남아있다던가... 남아있다가 죽었다던가... 확실치 않지만 아무튼 안타깝게도 자손이 끊긴 모양이다.
다음은 소마 저택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중요문화재 구 하코다테구 공회당(旧函館区公会堂)에 갔다. 1910년에 지어진 서양식 건물로, 음악회, 재판 등등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집회장소로 쓰였다.
내부에는 로코코 풍의 화려한 드레스를 빌려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코너가 있는데 드레스의 종류도 꽤 많고 실제로 젊은 여성들이나 어린이에게 인기가 많았다.
마지막으로 하코다테 북방민족자료관에 들러 아이누민족 관련 자료들을 관람했다.
여기는 내부촬영 금지여서 사진이 없다.
날도 어둑어둑해졌고, 하네다공항으로 가는 저녁 7시 30분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에 이것으로 하코다테 여행을 마쳤다.
한나절밖에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꽤 충실한 여행이 되었다.
하코다테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 나중에 꼭 다시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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