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출근한 날부터 정신없이 바빴다.
요즘 직장의 홍보 브로셔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전문 기획사에 발주를 해서 만든다고는 하지만 기획사와의 연락이나 원고정리, 편집위원회 관리까지 전부 내가 담당해야 하는 일이다.
오늘은 브로셔에 들어갈 사진촬영이 있었다. 시무식이 있어서 대부분 정장을 입고올 것이고, 다들 바쁜 사람들이라 해도 오늘만큼은 별다른 스케줄이 없어서 촬영하기 좋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오늘로 날짜를 잡은 것이다.
각 컷마다 촬영대상자나 촬영장 등을 어레인지 하는 것이 오늘의 내 임무였다. 사진촬영을 만만히 보고 한 2~3시간 정도면 끝나겠지 생각했던 작업은 꼬박 하루가 걸렸다. "사진촬영이란게 이렇게 힘든 일인줄은 몰랐다"고 하자 누군가 옆에서 "으이구 결혼을 안해봤으니 모르지."(아직도 못해보고 뭐했니..라는 뉘앙스로)라고 했다. 가뜩이나 맘에 안들던 웨딩사진촬영 관습에 대해 다시 한 번 회의하게 되었다.
그건 그렇고 사진찍으라면 완강히 거부하고 도망갈 줄 알았던 사람들이 의외로 순순히 와서 메이크업까지 하고 촬영에 임해주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멋지게 차린 모습을 영원히 남기는 것은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이벤트일지도...
덕분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의 앉아보지도 못하고 서있거나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했고, 따라서 퇴근할 때는 녹초가 되어 있었다.
좌석버스를 타고 퇴근을 하는데 마침 거의 빈 차가 왔다. 승객이 열 명도 안될 정도였다. 나는 아무도 없는 뒷쪽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고 잠시후 졸기 시작했다. 깨어 보니 내가 내렸어야 하는 사당역을 막 지나고 있었다. 다른 때 같으면 졸고 있다가도 다른 사람들이 내리는 소리를 듣고 깨서 내렸을텐데 오늘은 잠이 깊이 들었던 것인지 아니면 뒷쪽에 앉아있어서 그랬는지 사람들이 내리는 소리를 듣지 못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버스는 사당역이 종점이라서 사당역 사거리를 지나 다시 유턴하는 버스이기에, 유턴한 후 맞은편 사당역에서 무사히 내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버스기사 아저씨의 핀잔을 한바탕 들을 각오를 하고 "아저씨~ 졸다가 못내렸어요~ 헤헤" 그랬더니. 아저씨는 자기도 못내린 승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지나친 것을 미안해 하는 것인지 의외로 친절하게 "나도 졸립더라구...헤헤" 이러고 내려주었다. -.-
만약 이 버스가 유턴하는 노선이 아니라 계속 직진하는 버스였다면 시간상으로 따져볼 때 적어도 두 정거장 정도는 지나쳤을 것이다. 이 얼마나 다행인지...
새해 첫날 일어난 한바탕의 소동이었다. 전에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실수이다.
앞으로 일년동안 나에게 어떤 일들이 펼쳐질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만약 오늘 하루가 일년을 내다보고 암시해주는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올해는 좋은 말로 드라마틱하고, 나쁜 말로 우여곡절을 겪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
요즘 직장의 홍보 브로셔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전문 기획사에 발주를 해서 만든다고는 하지만 기획사와의 연락이나 원고정리, 편집위원회 관리까지 전부 내가 담당해야 하는 일이다.
오늘은 브로셔에 들어갈 사진촬영이 있었다. 시무식이 있어서 대부분 정장을 입고올 것이고, 다들 바쁜 사람들이라 해도 오늘만큼은 별다른 스케줄이 없어서 촬영하기 좋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오늘로 날짜를 잡은 것이다.
각 컷마다 촬영대상자나 촬영장 등을 어레인지 하는 것이 오늘의 내 임무였다. 사진촬영을 만만히 보고 한 2~3시간 정도면 끝나겠지 생각했던 작업은 꼬박 하루가 걸렸다. "사진촬영이란게 이렇게 힘든 일인줄은 몰랐다"고 하자 누군가 옆에서 "으이구 결혼을 안해봤으니 모르지."(아직도 못해보고 뭐했니..라는 뉘앙스로)라고 했다. 가뜩이나 맘에 안들던 웨딩사진촬영 관습에 대해 다시 한 번 회의하게 되었다.
그건 그렇고 사진찍으라면 완강히 거부하고 도망갈 줄 알았던 사람들이 의외로 순순히 와서 메이크업까지 하고 촬영에 임해주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멋지게 차린 모습을 영원히 남기는 것은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이벤트일지도...
덕분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의 앉아보지도 못하고 서있거나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했고, 따라서 퇴근할 때는 녹초가 되어 있었다.
좌석버스를 타고 퇴근을 하는데 마침 거의 빈 차가 왔다. 승객이 열 명도 안될 정도였다. 나는 아무도 없는 뒷쪽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고 잠시후 졸기 시작했다. 깨어 보니 내가 내렸어야 하는 사당역을 막 지나고 있었다. 다른 때 같으면 졸고 있다가도 다른 사람들이 내리는 소리를 듣고 깨서 내렸을텐데 오늘은 잠이 깊이 들었던 것인지 아니면 뒷쪽에 앉아있어서 그랬는지 사람들이 내리는 소리를 듣지 못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버스는 사당역이 종점이라서 사당역 사거리를 지나 다시 유턴하는 버스이기에, 유턴한 후 맞은편 사당역에서 무사히 내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버스기사 아저씨의 핀잔을 한바탕 들을 각오를 하고 "아저씨~ 졸다가 못내렸어요~ 헤헤" 그랬더니. 아저씨는 자기도 못내린 승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지나친 것을 미안해 하는 것인지 의외로 친절하게 "나도 졸립더라구...헤헤" 이러고 내려주었다. -.-
만약 이 버스가 유턴하는 노선이 아니라 계속 직진하는 버스였다면 시간상으로 따져볼 때 적어도 두 정거장 정도는 지나쳤을 것이다. 이 얼마나 다행인지...
새해 첫날 일어난 한바탕의 소동이었다. 전에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실수이다.
앞으로 일년동안 나에게 어떤 일들이 펼쳐질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만약 오늘 하루가 일년을 내다보고 암시해주는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올해는 좋은 말로 드라마틱하고, 나쁜 말로 우여곡절을 겪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