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절 홍콩섬 버스투어
출발 08:50
앞서 언급했듯이 Cathay Pacific 항공사는 항공+호텔 패키지를 이용하는 승객중 희망자에 한해 반나절 홍콩섬 버스투어를 무료로 제공해주고 있다. 하루 전날 3193-9333으로 전화하여 예약하는 것이 필수라고 한다.
어제 예약했던대로 약속시간에 맞춰 Kow Loon Hotel 로비로 향했다. Kow Loon Hotel은 침사초이 역에서 가깝고 큰길 옆이기 때문에 지도를 보고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로비에는 사람들이 꽤 많아 북적거리고 있었고 그중 한국사람이 가장 많은 것 같았다. 어디서나 그렇듯이 여기서도 몇몇 한국사람들은 느긋이 기다리지 못하고 현관밖에 나가서 기다리고 있다가 버스가 오자마자 가장 먼저 달려갔다. 그 사람들이 일행에게 "버스왔어~ 빨리와~" 어쩌구 하는 것을 듣고 나도 얼른 따라갔는데, 그것을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사람들은 나중에 늦게 탔다. -.-
버스에 탔더니 문 앞에서 예약자 명단을 놓고 이름을 대조해서 탑승시키고 있었다. 내 이름을 찾아서 확인하고 올라가 버스의 가운데쯤에 자리를 잡았다. 약 20명쯤 되는 승객이 탑승을 마치고 드디어 버스가 출발했다. 오늘의 가이드는 4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아저씨였는데 자기 이름을 '윌리엄 초우'라고 소개했다. 그의 성(姓)인 초우는 'red'라는 뜻이라고 하는걸 보니 한자로 '朱'씨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성격좋은 중국 아저씨의 전형적인 얼굴이었다. 설명은 모두 영어로 했다. 그가 하는 말을 100% 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대충 중요한 키워드를 통해 내용을 짐작할 수 있었다. ^^;
버스가 출발하자 조그만 PET병에 담긴 물도 한병씩 나누어 주었다. 버스는 침사초이의 동쪽으로 향하여 홍콩이공대학 앞을 지나 해저터널로 들어섰다. 홍콩에는 카우룬 반도와 홍콩섬을 연결하는 해저터널이 세 개 있는데 우리가 지나는 터널이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터널을 통과하려면 요금을 내야 하는데 지금 지나는 터널의 요금이 가장 싸기 때문에 가이드 아저씨는 항상 이 터널을 이용하고 있으며 다른 두 개의 터널은 처음 개통되었을 때 한번씩밖에 가보지 않았다고 한다. 터널의 길이는 2km, 1969년에 개통되었다고 한다.
가이드 아저씨는 그밖에도 홍콩에 관한 여러가지를 설명해 주었다. 홍콩의 인구는 670만명 정도라는 것. 카우룬(九龍) 반도의 이름의 유래, 홍콩말(광동어)로 Good Morning을 "쪼우산"이라고 한다는 것. 중국사람들이 좋아하는 숫자는 2와 8인데 2는 easy의 뜻, 8은 money의 뜻이라서 그렇다는 것. 중국사람이 좋아하는 색은 붉은색과 금색이라는 것. 기타등등... 나머지는 내가 못알아들어서 기억이 안난다...^^
빅토리아 피크 09:40-10:20
터널을 지나 홍콩섬으로 건너가서 Parklane Hotel에서 사람들 4명을 더 태우고 빅토리아피크를 향해 올라갔다. 어제저녁에 갔던 곳이지만 낮에 보는 풍경과 밤에 보는 것은 또 다를 것 같아서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이다. 그런데 두번째 가보니 좀 시들해졌다. 피크타워에 유명한 밀랍인형 전시장인 마담 투쏘 박물관이 있어서 거기를 가볼까도 생각했지만 입장료가 비싸고 그곳을 다 구경하고 나오기에는 시간이 좀 부족할 것 같아서 포기했다. 다른 사람들은 열심히 사진찍고 했지만 난 여유롭게 바다를 내려다보고나서 나무그늘에서 쉬었다. 어제저녁부터 피곤하던 발이 더욱 피곤해졌기 때문이다. 운동화를 신고 왔어야 하는데... 후회막심이었다.
애버딘 항(港) 10:50-11:20
빅토리아 피크에서 구불구불 아슬아슬 산길을 내려와 홍콩섬의 동쪽에 있는 애버딘항에 갔다. 수상가옥과 수상 레스토랑으로 유명한 곳이다.
거기 도착하자 몇 명씩 나누어 작은 배를 탔다. 듣기로는 이건 옵션이라고 하던데 여기서는 그런 얘기도 없이 일행 전원이 7~8명씩 나누어 배에 올라탔다. 보트보다는 좀 크지만 좀 허술해보이는 배다. 이걸 타고 30분동안 애버딘항 주변 바다를 돌아다녔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고 상쾌했다. 해상가옥의 집안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근접해 가기도 했고 바다에 정박해있는 배들과 바로 옆에 높이 서있는 빌딩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도 이국적이고 재미있었다.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우리가 탄 배도 이렇게 생겼다.
점보 수상 레스토랑(Jumbo Floating Restaurant)
수상가옥
수상가옥에는 실제로 사람이 생활을 하고 있으며, 해저 케이블을 통해 전기가 공급된다고 한다. 가이드 아저씨의 말로는 수상 "Seven Eleven"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내 짐작으로는 정말 세븐일레븐 체인점이 있다는 게 아니라 그냥 일반적인 '생필품 가게'를 말하는 것 같기도 한데 확인하지는 못했다.
배에서 내릴 때 배를 운전한 아저씨가 50H$씩을 요구해서 냈는데 별로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오늘 다녔던 반나절관광 코스 중에서 여기가 가장 훌륭했던 것이다.
애버딘 보석공장 11:40-12:20
그 다음은 애버딘 보석공장(Aberdeen Jewerly Factory)이라는 곳으로 데려갔다. 한적한 골목에 있는 낡은 건물에 있는 조그만 출입구를 통해 어떤 곳에 들어갔는데 꽤 유명한 보석 세공 공장인듯 했다. 그 안에는 세계의 유명 인사들이 그곳 주인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 액자에 담겨 벽을 장식하고 있었다.
홍콩사람같지 않고 필리핀 사람처럼 보이는 젊은 여자들이 안내를 하면서 약 10분정도 보석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세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진짜 진주와 가까 진주의 구별법을 얘기해주었는데 진주알 두 개를 마찰시켜보아 매끄러운 것은 가짜, 뽀드득 하는 감촉에 뻑뻑한 것은 진짜라고 했다.(헉... 내가 이런걸 영어로 알아들었단 말인가...^^ 말을 알아들었다기보다 상황을 보고 추측해서 이해한 건지도...^^) 보석 세팅을 하려면 시력이 매우 좋아야 하기 때문에 16세 무렵 어릴 때부터 시작하는데 40세쯤 되면 눈이 나빠져서 더이상 할 수 없다고도 했다. 작업장내에서는 사진촬영을 금지해서 사진이 없다.
설명이 끝나고 옆 문을 통해 나가니 보석 매장이 나타났다. 그러면그렇지... 공짜관광이니 이정도쯤은 감수해야지... 종로3가의 보석도매상가를 연상케하는 분위기다. 서양사람들은 옥(玉) 세공품 등에 매우 큰 관심을 보이며 사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관심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여기서의 시간이 가장 지루했다.
스탠리 마켓
지루한 애버딘 보석공장 둘러보기를 마치고 유명한 재래시장중 하나인 스탠리 마켓에 갔다. 시장 분위기는 남대문시장과 비슷한데 규모는 남대문보다 훨씬 작아보였다. 대부분 한눈에 봐도 싸구려처럼 보이는 물건들과 조잡한 관광지 기념품들이어서 별로 구매욕을 자극하지는 않았지만 재래시장의 정겨운 모습은 어디나 마찬가지인듯 했다.
스탠리 마켓 입구
옷가게
이 인형은 홍콩에 있는 기념품 가게라면 어딜 가도 있었다.
리펄스 베이
리펄스 베이(Repulse Bay)는 홍콩섬의 남쪽에 있는 해변인데 북적북적한 카우룬 반도나 센트럴 근처의 해변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한적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여기서 조성모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기도 했다는데 TV에서 조성모 뮤비만 나오면 채널을 돌려버리기 때문에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_-
이곳은 내려서 보지는 못하고 스탠리마켓에서 침사초이로 돌아가는 길에 차창밖으로 내다보며 갔다. 주위에는 그림같이 아름다운 집들이 바다를 내려다보며 서 있었다. 이 동네가 홍콩의 부유층이 많이 사는 동네라고 한다.
리펄스 베이 근처 해안도로에서 바라본 풍경. 달리는 버스안에서 찍은거라 잘 나오지 않았지만 실제 풍경은 훨씬 더 멋있다.
이곳을 지날 무렵 시간은 벌써 오후 1시를 넘었고 반나절 관광의 일정도 거의 다 끝났다. 마지막으로 버스는 에버랜드 같은 놀이동산인 해양공원(Ocean Park) 정문 앞에 정차하여 원하는 사람들을 내려준 뒤 출발지점으로 향했다.
홍콩사람들이 자랑스러워 한다는 놀이공원이라더니 과연 평일 낮인데도 사람이 많았다.
침사추이 거리에서 쇼핑
Kow Loon Hotel에 도착해 해산한 시각은 오후 2시 10분 경이었다. 즉, 한국시각으로 3시 10분이었다. 평소에는 12시만 되면 어김없이 점심을 먹던 나의 배꼽시계는 비교적 정확한 편이기 때문에 세 시간이나 넘게 점심을 먹지 못하니 걸을 힘도 없을 것처럼 배고프고 기운이 없었다. 오늘 점심은 뭔가 맛있는 곳을 찾아서 먹으려고 했었는데 도저히 헤매고 찾아다닐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다시 어제 저녁에 갔던 시티수퍼로 갔다. 이번에는 40H$ 짜리 인도카레를 주문했다. (그렇다. 나 카레 좋아한다. -.-)
이번 것은 카레와 카레맛 나는 부침개(?) 같은 것이 세트로 되어있는 것이다. 맛은 있는데 짜고 맵고... 맛이 너무 강렬해서 반쯤 먹다가 포기했다.
인도카레의 무슨무슨 세트였는데 이름을 적어놓지 않아 기억나지 않는다. T_T
점심을 먹고나서 본격적으로 쇼핑에 나섰다. 일단 가장 시급한 것은 운동화였다. 발이 아파서 더이상은 못걸어다닐 것 같았다. 싼 곳을 찾아 좀 돌아다녀봐야겠다는 생각도 사라지고 그냥 가까운 데 아무 가게에 들어가서 사버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점심을 먹은 Ocean Center는 커다란 백화점 같은 곳이었기 때문에 그곳을 조금 돌아다니다가 예쁜 가방과 신발을 파는 가게가 있어 들어갔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한 매장에서 하나의 브랜드를 팔지만 홍콩에서는 한 매장에서 다양한 상표의 상품을 파는 곳도 많이 있었는데 이곳도 그런 곳이었다. 나도 많이 들어봤던 유명한 브랜드부터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까지 여러 상표를 붙인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어서 혹시 명품을 가장한 모조 상품들을 모아놓고 파는 곳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발이 아파서 귀찮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거기서 맘에 드는 스니커즈 하나를 집어들었다. 유명한 D사 상표 제품이었는데 790H$로 꽤 비쌌지만 우리나라에서 파는 가격의 70% 정도이고 신어보니 발에 딱 맞고 편해서 그냥 사버렸다.
그 다음은 호텔로 돌아가 조금 쉬기로 했다. 날씨가 너무 더워 지쳐있었고 점심을 너무 늦게 먹어 기운이 다 빠졌고 그나마 늦게 먹은 점심도 반밖에 먹지 않았으며 다리도 너무 아팠으니까... 에휴 이게 뭔 고생인가 하는 생각이 새록새록 드는 순간이었다.
출발 08:50
앞서 언급했듯이 Cathay Pacific 항공사는 항공+호텔 패키지를 이용하는 승객중 희망자에 한해 반나절 홍콩섬 버스투어를 무료로 제공해주고 있다. 하루 전날 3193-9333으로 전화하여 예약하는 것이 필수라고 한다.
어제 예약했던대로 약속시간에 맞춰 Kow Loon Hotel 로비로 향했다. Kow Loon Hotel은 침사초이 역에서 가깝고 큰길 옆이기 때문에 지도를 보고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로비에는 사람들이 꽤 많아 북적거리고 있었고 그중 한국사람이 가장 많은 것 같았다. 어디서나 그렇듯이 여기서도 몇몇 한국사람들은 느긋이 기다리지 못하고 현관밖에 나가서 기다리고 있다가 버스가 오자마자 가장 먼저 달려갔다. 그 사람들이 일행에게 "버스왔어~ 빨리와~" 어쩌구 하는 것을 듣고 나도 얼른 따라갔는데, 그것을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사람들은 나중에 늦게 탔다. -.-
버스에 탔더니 문 앞에서 예약자 명단을 놓고 이름을 대조해서 탑승시키고 있었다. 내 이름을 찾아서 확인하고 올라가 버스의 가운데쯤에 자리를 잡았다. 약 20명쯤 되는 승객이 탑승을 마치고 드디어 버스가 출발했다. 오늘의 가이드는 4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아저씨였는데 자기 이름을 '윌리엄 초우'라고 소개했다. 그의 성(姓)인 초우는 'red'라는 뜻이라고 하는걸 보니 한자로 '朱'씨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성격좋은 중국 아저씨의 전형적인 얼굴이었다. 설명은 모두 영어로 했다. 그가 하는 말을 100% 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대충 중요한 키워드를 통해 내용을 짐작할 수 있었다. ^^;
버스가 출발하자 조그만 PET병에 담긴 물도 한병씩 나누어 주었다. 버스는 침사초이의 동쪽으로 향하여 홍콩이공대학 앞을 지나 해저터널로 들어섰다. 홍콩에는 카우룬 반도와 홍콩섬을 연결하는 해저터널이 세 개 있는데 우리가 지나는 터널이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터널을 통과하려면 요금을 내야 하는데 지금 지나는 터널의 요금이 가장 싸기 때문에 가이드 아저씨는 항상 이 터널을 이용하고 있으며 다른 두 개의 터널은 처음 개통되었을 때 한번씩밖에 가보지 않았다고 한다. 터널의 길이는 2km, 1969년에 개통되었다고 한다.
가이드 아저씨는 그밖에도 홍콩에 관한 여러가지를 설명해 주었다. 홍콩의 인구는 670만명 정도라는 것. 카우룬(九龍) 반도의 이름의 유래, 홍콩말(광동어)로 Good Morning을 "쪼우산"이라고 한다는 것. 중국사람들이 좋아하는 숫자는 2와 8인데 2는 easy의 뜻, 8은 money의 뜻이라서 그렇다는 것. 중국사람이 좋아하는 색은 붉은색과 금색이라는 것. 기타등등... 나머지는 내가 못알아들어서 기억이 안난다...^^
빅토리아 피크 09:40-10:20
터널을 지나 홍콩섬으로 건너가서 Parklane Hotel에서 사람들 4명을 더 태우고 빅토리아피크를 향해 올라갔다. 어제저녁에 갔던 곳이지만 낮에 보는 풍경과 밤에 보는 것은 또 다를 것 같아서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이다. 그런데 두번째 가보니 좀 시들해졌다. 피크타워에 유명한 밀랍인형 전시장인 마담 투쏘 박물관이 있어서 거기를 가볼까도 생각했지만 입장료가 비싸고 그곳을 다 구경하고 나오기에는 시간이 좀 부족할 것 같아서 포기했다. 다른 사람들은 열심히 사진찍고 했지만 난 여유롭게 바다를 내려다보고나서 나무그늘에서 쉬었다. 어제저녁부터 피곤하던 발이 더욱 피곤해졌기 때문이다. 운동화를 신고 왔어야 하는데... 후회막심이었다.
애버딘 항(港) 10:50-11:20
빅토리아 피크에서 구불구불 아슬아슬 산길을 내려와 홍콩섬의 동쪽에 있는 애버딘항에 갔다. 수상가옥과 수상 레스토랑으로 유명한 곳이다.
거기 도착하자 몇 명씩 나누어 작은 배를 탔다. 듣기로는 이건 옵션이라고 하던데 여기서는 그런 얘기도 없이 일행 전원이 7~8명씩 나누어 배에 올라탔다. 보트보다는 좀 크지만 좀 허술해보이는 배다. 이걸 타고 30분동안 애버딘항 주변 바다를 돌아다녔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고 상쾌했다. 해상가옥의 집안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근접해 가기도 했고 바다에 정박해있는 배들과 바로 옆에 높이 서있는 빌딩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도 이국적이고 재미있었다.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우리가 탄 배도 이렇게 생겼다.
점보 수상 레스토랑(Jumbo Floating Restaurant)
수상가옥
수상가옥에는 실제로 사람이 생활을 하고 있으며, 해저 케이블을 통해 전기가 공급된다고 한다. 가이드 아저씨의 말로는 수상 "Seven Eleven"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내 짐작으로는 정말 세븐일레븐 체인점이 있다는 게 아니라 그냥 일반적인 '생필품 가게'를 말하는 것 같기도 한데 확인하지는 못했다.
배에서 내릴 때 배를 운전한 아저씨가 50H$씩을 요구해서 냈는데 별로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오늘 다녔던 반나절관광 코스 중에서 여기가 가장 훌륭했던 것이다.
애버딘 보석공장 11:40-12:20
그 다음은 애버딘 보석공장(Aberdeen Jewerly Factory)이라는 곳으로 데려갔다. 한적한 골목에 있는 낡은 건물에 있는 조그만 출입구를 통해 어떤 곳에 들어갔는데 꽤 유명한 보석 세공 공장인듯 했다. 그 안에는 세계의 유명 인사들이 그곳 주인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 액자에 담겨 벽을 장식하고 있었다.
홍콩사람같지 않고 필리핀 사람처럼 보이는 젊은 여자들이 안내를 하면서 약 10분정도 보석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세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진짜 진주와 가까 진주의 구별법을 얘기해주었는데 진주알 두 개를 마찰시켜보아 매끄러운 것은 가짜, 뽀드득 하는 감촉에 뻑뻑한 것은 진짜라고 했다.(헉... 내가 이런걸 영어로 알아들었단 말인가...^^ 말을 알아들었다기보다 상황을 보고 추측해서 이해한 건지도...^^) 보석 세팅을 하려면 시력이 매우 좋아야 하기 때문에 16세 무렵 어릴 때부터 시작하는데 40세쯤 되면 눈이 나빠져서 더이상 할 수 없다고도 했다. 작업장내에서는 사진촬영을 금지해서 사진이 없다.
설명이 끝나고 옆 문을 통해 나가니 보석 매장이 나타났다. 그러면그렇지... 공짜관광이니 이정도쯤은 감수해야지... 종로3가의 보석도매상가를 연상케하는 분위기다. 서양사람들은 옥(玉) 세공품 등에 매우 큰 관심을 보이며 사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관심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여기서의 시간이 가장 지루했다.
스탠리 마켓
지루한 애버딘 보석공장 둘러보기를 마치고 유명한 재래시장중 하나인 스탠리 마켓에 갔다. 시장 분위기는 남대문시장과 비슷한데 규모는 남대문보다 훨씬 작아보였다. 대부분 한눈에 봐도 싸구려처럼 보이는 물건들과 조잡한 관광지 기념품들이어서 별로 구매욕을 자극하지는 않았지만 재래시장의 정겨운 모습은 어디나 마찬가지인듯 했다.
스탠리 마켓 입구
옷가게
이 인형은 홍콩에 있는 기념품 가게라면 어딜 가도 있었다.
리펄스 베이
리펄스 베이(Repulse Bay)는 홍콩섬의 남쪽에 있는 해변인데 북적북적한 카우룬 반도나 센트럴 근처의 해변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한적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여기서 조성모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기도 했다는데 TV에서 조성모 뮤비만 나오면 채널을 돌려버리기 때문에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_-
이곳은 내려서 보지는 못하고 스탠리마켓에서 침사초이로 돌아가는 길에 차창밖으로 내다보며 갔다. 주위에는 그림같이 아름다운 집들이 바다를 내려다보며 서 있었다. 이 동네가 홍콩의 부유층이 많이 사는 동네라고 한다.
리펄스 베이 근처 해안도로에서 바라본 풍경. 달리는 버스안에서 찍은거라 잘 나오지 않았지만 실제 풍경은 훨씬 더 멋있다.
이곳을 지날 무렵 시간은 벌써 오후 1시를 넘었고 반나절 관광의 일정도 거의 다 끝났다. 마지막으로 버스는 에버랜드 같은 놀이동산인 해양공원(Ocean Park) 정문 앞에 정차하여 원하는 사람들을 내려준 뒤 출발지점으로 향했다.
홍콩사람들이 자랑스러워 한다는 놀이공원이라더니 과연 평일 낮인데도 사람이 많았다.
침사추이 거리에서 쇼핑
Kow Loon Hotel에 도착해 해산한 시각은 오후 2시 10분 경이었다. 즉, 한국시각으로 3시 10분이었다. 평소에는 12시만 되면 어김없이 점심을 먹던 나의 배꼽시계는 비교적 정확한 편이기 때문에 세 시간이나 넘게 점심을 먹지 못하니 걸을 힘도 없을 것처럼 배고프고 기운이 없었다. 오늘 점심은 뭔가 맛있는 곳을 찾아서 먹으려고 했었는데 도저히 헤매고 찾아다닐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다시 어제 저녁에 갔던 시티수퍼로 갔다. 이번에는 40H$ 짜리 인도카레를 주문했다. (그렇다. 나 카레 좋아한다. -.-)
이번 것은 카레와 카레맛 나는 부침개(?) 같은 것이 세트로 되어있는 것이다. 맛은 있는데 짜고 맵고... 맛이 너무 강렬해서 반쯤 먹다가 포기했다.
인도카레의 무슨무슨 세트였는데 이름을 적어놓지 않아 기억나지 않는다. T_T
점심을 먹고나서 본격적으로 쇼핑에 나섰다. 일단 가장 시급한 것은 운동화였다. 발이 아파서 더이상은 못걸어다닐 것 같았다. 싼 곳을 찾아 좀 돌아다녀봐야겠다는 생각도 사라지고 그냥 가까운 데 아무 가게에 들어가서 사버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점심을 먹은 Ocean Center는 커다란 백화점 같은 곳이었기 때문에 그곳을 조금 돌아다니다가 예쁜 가방과 신발을 파는 가게가 있어 들어갔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한 매장에서 하나의 브랜드를 팔지만 홍콩에서는 한 매장에서 다양한 상표의 상품을 파는 곳도 많이 있었는데 이곳도 그런 곳이었다. 나도 많이 들어봤던 유명한 브랜드부터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까지 여러 상표를 붙인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어서 혹시 명품을 가장한 모조 상품들을 모아놓고 파는 곳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발이 아파서 귀찮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거기서 맘에 드는 스니커즈 하나를 집어들었다. 유명한 D사 상표 제품이었는데 790H$로 꽤 비쌌지만 우리나라에서 파는 가격의 70% 정도이고 신어보니 발에 딱 맞고 편해서 그냥 사버렸다.
그 다음은 호텔로 돌아가 조금 쉬기로 했다. 날씨가 너무 더워 지쳐있었고 점심을 너무 늦게 먹어 기운이 다 빠졌고 그나마 늦게 먹은 점심도 반밖에 먹지 않았으며 다리도 너무 아팠으니까... 에휴 이게 뭔 고생인가 하는 생각이 새록새록 드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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