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한번쯤 휴대전화로 인해 짜증 나본 적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시끄러운 벨소리, 큰 소리로 떠들며 통화하는 목소리...
게다가 요즘은 키패드를 누를 때 나는 삑삑소리까지 자주 들린다. 문자메시지를 많이 보내기 때문이다.
원래 휴대폰의 벨소리는 사람에게 전화가 왔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일부러 신경을 거슬리는 주파수를 사용하게 되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일리 있는 말이다.
그러니 시끄럽고 거슬리는 휴대폰의 벨소리를 듣는 것은 편리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일지도 모른다.
또한, 휴대전화기는 무선호출기와 달리 항상 몸에 밀착해서 휴대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있기 때문에 무턱대고 진동으로 해놓을것만을 요구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결국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 자신이 알아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 말고는 무슨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다.
그 남을 배려하는 방법이란 것은 기껏해야 벨소리를 신경을 덜 거슬리는 부드러운 벨소리로 바꾸어 볼륨을 약간 줄여놓는다거나, 통화할 때 가능한 한 목소리를 작게 낸다거나, 키소리의 크기를 줄이거나 아예 꺼놓는 정도이다.
사실 우리나라처럼 남을 배려하는 문화가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곳에서는 사용자의 '휴대폰 예절'에만 호소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휴대폰 없이는 세상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는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렇다면 이런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는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까...?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내 생각에는 휴대폰 회사의 노력으로 어느정도는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첫째,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통화품질을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사람은 자기 귀에 잘 들리지 않을 때 말소리도 커진다. 귀가 어두운 노인들을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통화시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은 그 수화기의 음질이 좋지 않다는 증거이다.
그러므로 휴대폰 공해를 없애기 위해서는 소곤소곤 속삭여도 잘 들릴 수 있도록, 통신회사와 휴대전화기 회사의 품질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둘째, 벨소리, 키소리와 통화음량의 출고시 초기치, 즉 디폴트(default)값을 낮추어 출고하면 지금보다 조금은 나아지리라고 믿고 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계를 샀을 때 설정되어있는 그 상태를 가장 표준적이고 보편적이라고 생각하여 함부로 건드리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은 '공장에서 어련히 가장 적절한 상태로 맞추어놓았으려고...'하고 생각하여 볼륨 등 설정치를 절대 바꾸지 않으며, 그보다 낮은 볼륨의 벨소리를 너무 작다고 생각한다.
또, 매뉴얼을 단 한 번도 읽어보지 않은 채 휴대전화기를 일반 전화기처럼 '전화를 걸고 받는' 용도로만 사용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으며, 그 사람들은 무슨 기능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벨소리를 어떻게 줄이는지, 키소리를 어떻게 끄는지 알지 못한다. 심지어는 이런 기능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아예 처음부터 '바람직한' 상태로 다 맞추어 놓은 상태로 출고를 하자는 것이다.

셋째, 휴대전화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을 때는 전화벨소리도 이어폰을 통해서만 들리도록 했으면 좋겠다.
여기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을 하지 않아도 그 이유를 쉽게 짐작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휴대전화용 이어폰이 처음 나왔을 때, 나는 당연히 벨소리도 이어폰을 통해 들리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장만(?)했는데 그렇지 않아서 실망한 적이 있다.
그 뒤로 꽤 많은 시간이 흘렀으니 지금은 그런 기능을 가진 휴대폰이 이미 나와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앞으로 더욱 빠른 속도로 정보기술이 발전되어가겠지만 그 발전에 따라 쾌적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삶의 질'도 함께 발전되어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00/11/14 14:53 2000/11/14 14:53

트랙백 주소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