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를 너무 오랫동안 방치해 두었다.
그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뭔가를 쓰긴 써야 할텐데 도대체 무슨 말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2001년을 맞으며 바랐던 첫번째 소원이 '나와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이 건강하는 것'이었는데,
정말 보기좋게 무시당하고 말았다.
사실은 그 소원을 쓰던 순간에도 엄마는 편찮으셨고 그로부터 이틀 뒤에 병원에 입원하여
지금까지 40일 넘게 병원에 계신다. 그것도 물 한모금 먹지 못한채 수액주사로만 버티면서...
한 사람의 가족 구성원이, 그것도 다른 사람 아닌 엄마가 아파진다는 것이 나머지 가족에게 미치는 파급은 엄청난 것이었다.
게다가 수술을 마치고 나온 의사의 별로 희망적이지 않은 코멘트... 말 그대로 온 몸의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처음 체험했다.
다음날엔 아버지마저 심한 몸살로 앓아누우셨다. 당장 나는 소녀가장이 된 것과 같은 막막함을 느꼈다. 언젠가는 엄마가 내 곁을 떠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막연하지 않고 절실하게 느꼈다. 아버지는 나보다 더했겠지.
그동안 아무리 엉터리 신자로 지냈어도 이 순간만은 하나님을 향해 예수가 했던 기도를 나도 외치고 싶다.
만일 할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과연 이 잔이 내게서 잘 지나갈지...
아니면 이 쓴 잔을 내가 꼭 마셔야만 하는건지...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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