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에서야 이름을 지었다. “장군이”라고... 양군이 동생 장군이.
며칠을 고민하다가 동물병원에 가려면 이름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오늘 급하게 정해버렸다.
길고양이 출신이기에 전염병 등을 확실히 검사하고 입양하는 게 좋다고 하여, 애초부터 동물병원에 가서 혈액을 채취하여 고양이 에이즈와 고양이 백혈병 감염여부를 검사하기로 했었고, 오늘 병원에 다녀온 것이다.

그런데 청천벽력같은 결과가...!
장군이가 고양이 에이즈에 감염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 집에는 이미 양군이가 있기 때문에, 입양을 하는 계약서류상에도 혈액검사 후 에이즈나 백혈병에 양성반응이 나올 경우는 입양을 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 내용은 그냥 형식상 들어가는 것일 뿐 우리에게는 해당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길고양이들의 에이즈 감염율은 5~6%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우리 가족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블로그에도 소개했었는데...
닷새만에 양군이도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겨우 가까워지게 됐는데...

물론 에이즈 바이러스를 가진 고양이도 운이 좋으면 발병하지 않고 보균자(?) 상태로 천수를 다하고 생을 마칠 수도 있다고 하지만, 운이 나쁘면 건강한 양군이에게까지 감염 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시 돌려보내게 되었다.
(고양이 에이즈는 면역결핍이라는 면에서 에이즈라는 이름으로 불릴 뿐, 인간의 에이즈와는 전혀 다른 질병이므로 인간에게 전염될 위험은 없다고 함)

정말로 사람을 잘 따르고 예쁘고 똑똑한 고양이인데...
5일동안 벌써 정이 듬뿍 들어버렸는데...
양군이도 이제 존재를 인정해주기 시작했는데...
태어날 때부터 에이즈 바이러스를 갖고 태어난 장군이가 너무나 안타깝고
다시 돌려보낼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졌다.

2시간 전 장군이를 되돌려보냈는데... 집안이 휑해진 느낌이다.
다른 고양이가 없어서 장군이 혼자 입양하거나, 다른 고양이가 있더라도 그 고양이가 이미 에이즈 보균자인 가정을 찾아 입양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장군아, 미안하다...
부디 장군이가 더 좋은 가정을 만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기를....!!!!!!!!!!!!

(다음은 장군이를 보내기 직전에 찍은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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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6 23:55 2009/09/2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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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슈삐 2009/09/27 10: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런... 너무 속상하셨겠네요. 아마도 장군이는 묘연이 아니었나봐요. ㅠㅠ 알파님 다음엔 꼭 맞는 묘연을 만나실거에요.

    장군이도 좋은 가정의 외동으로 사랑받으며 살게 되겠죠? 일본엔 고양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좋은 엄마아빠 금방 만날 것 같아요^^

    • PlusAlpha 2009/09/29 11: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입양 주선하는 단체도 면접시험을 방불케 할 정도로 까다롭게, 고양이를 사랑하고 집안 상태가 고양이 키우기에 적합한지 확실하게 알아보고 나서 입양을 시키니 조금은 안심이에요. 장군이도 곧 좋은 부모 만나겠지요...

  2. 은영 2009/11/04 14: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안타깝네~ 장군이도 좋은 가정을 만났었는데..인연이 아닌가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