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싫어하는 사람

일기 2000/10/02 14:46 PlusAlpha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크게 두 부류이다.
하나는 무신경하고 눈치없는 사람이고
또 하나는 뻔뻔스런 사람이다.
두 부류는 남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서로 비슷하다.

무신경한 사람은 상황판단을 못하고 남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상황에 처해있을지를 짐작하지 못하기 때문에 본의아니게 피해를 준다.
뻔뻔스런 사람은 남이 처한 상황을 알고 있어도 그걸 무시해버림으로써 피해를 준다.
'피해를 준다'는 표현이 너무 극단적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런 사람들 때문에 늘 당하고 사는 사회의 약자들을 생각하면 너무 속상하다.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
전철에 앉아 졸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 자리의 조금 옆쪽 앞에 만삭의 임신부가 와서 서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힘들어보이는, 출산이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었다.
혹시 그 앞에 있는 사람이 양보를 해주려나 싶어 조금 기다렸다.
그 사람이 양보할 생각으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그 사람을 나무라는 듯이 먼저 양보를 하는 것도 실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마침 나의 반대쪽 옆자리 사람이 내리면서 자리가 비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당연히 그 여인이 와서 앉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그 옆에 있던 4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아저씨가 당연하다는 듯이 냉큼 와서 앉는다.
다시 그 여인의 바로 앞에 있는 사람을 기다려 보았다.
그는 신문을 펼쳐들고 열심히 읽는체 하고 있다.
결국 내가 일어나 양보를 했다.
그들은 무신경한 것일까, 아니면 뻔뻔스러운 것일까?
어쨌든 그들이 너무 미웠다.
사실 나도 어떤 때는 너무 피곤하고 힘이 들어서 자리를 양보해주기 싫은 경우가 있다.
간신히 얻은 자리, 앞으로 한시간도 넘게 타고가야 하는데 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는게 너무 싫을 때가 있다.
그렇다면 차라리 눈을 감고 잠자는 척이라도 하고 있을 것이지
두 눈 말똥말똥 뜨고도 너무나 태연하고 뻔뻔하게 버젓이 앉아있는 모습을 보려니 화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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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0/02 14:46 2000/10/0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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