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상으로

일기 2000/09/14 00:15 PlusAlpha
길다면 긴 5일간의 연휴가 어느새 다 끝나버렸다.
그동안 송편을 한 100개쯤 빚었고, 설거지를 몇 번 했으며,
집에 찾아온 친척 손님들을 위해 밥상을 차릴 때 그릇을 날랐고
후식으로 과일 몇 알 깎고 커피를 몇 번 걸러냈다.
이것이 내가 한 노동의 전부이다.
내 또래의 여성이 일반적으로 추석연휴를 보내는 모습에 비하면
나는 정말로 팔자좋게(!) 보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어딘지 모르게 피곤하고 허탈하다.
연휴를 시작하면서 마음먹기로는
5일이면 책도 몇 권 읽고 충분히 쉴 수 있겠지 했는데
몇 권은커녕 한 권도 제대로 읽지 못했다.

휴가가 길면 길수록 마지막날 느끼는 긴장의 강도는 높아진다.

휴~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거다.
내일부터는 또 다시
아침 6시면 어김없이 켜지는 라디오 소리를 들으며 벌떡 일어나야 하고
신길역의 그 길다란 환승통로를
다른 사람들의 보조에 맞추어 빠르고 급하게 걸어가야 한다.

힘내자, 힘!!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00/09/14 00:15 2000/09/14 00:15

트랙백 주소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