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사전지식과 기대 없이 우연히 보게 된 영화였는데 의외로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다.
한 번 보고나서 그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더 봤다.
내가 지금까지 본 영화중에서 최고라고 하면 오버일까?
'영화가 아니라 애니메이션인가?' 하고 착각하게 만드는, 로모 색깔이 나는 감각적인 스냅사진을 마치 친구에게 앨범을 보여주듯 설명해주며 시작하는 도입부분부터가 꽤 신선하고 마음에 들었다.
또, 느릿느릿한 여자주인공 "조제"의 독특한 말투가 사랑스러웠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헤어졌다가 오랜만에 다시 만난 츠네오와 얘기하다가 서운함을 느껴 돌아가 버리라고 했더니 츠네오가 정말로 가려고 하자 "가란다고 정말로 가냐"며 등을 때리며 우는 장면이다.
왜그런지 그 부분에서 나는 완전히 감정이입이 돼버려서 같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영화가 끝난 후 다시 한 번 돌려 보는데도 역시 눈물이 나왔다.

장애인 여자친구와 결혼을 결심하고 시골집에 데려가려다가 결국 막판에 포기하고 마는 츠네오...
수족관에 갔다가 허탕을 친 후 들어간 바닷속 같은 러브호텔에서 조제가 하는 말...

目を閉じて。何が見える?
何も・・・真っ暗
そこが昔うちがおった場所や。
深い深い海の底。
うちはそこから泳いで来たんや。
なんで?
あんたとこの世で一番エッチなことするために。
そうか・・・ジョゼは海底に住んでたのか。
そこには光も音もなくて風も吹かへんし雨も降らへんで、しんと静かやね。
寂しいじゃん。
別に寂しくはない。初めから何もないねんもん。
ただゆっくりゆっくり時間が過ぎていくだけや。
うちはもう二度とあの場所にはもどられへんやろ。
いつか、あんたがおらんようになったら、迷子の貝殻みたいに一人ぼっちで海の底をころころ転がり続けることになるんやろ。
でもまあ、それもまたよしや。

조제는 항상 함께 있고 싶지만 언젠가 츠네오가 자기를 떠날 날이 올 것이라는 것을 각오하고 있었다.
결국은 헤어지게 되고... 쿨하게 보내주는 조제와 헤어져 돌아가는 도중에 엉엉 울음을 터뜨리고 마는 츠네오...
그 후 전동 휠체어를 타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조제...
그리고 몇년 뒤 바닷가 여행할 때 찍은 사진을 보며 "すっげ-懐かしいな"라고 하는 츠네오...
어쩐지 가슴이 아프다...

(관련링크: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홈페이지 http://jozeetora.com(새 창으로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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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8 00:55 2004/11/08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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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조제 때문에, 또 울었다....

    Tracked from 더 나은 어떤 세상 2006/12/03 17:55  삭제

    처음에는 그냥, 감독이 쿨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친구들의 마지막(!)을 알고 나서는 다시 보기가 두려워졌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 슬픔의 강도는 높아져간다. 머리가 아플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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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상 2007/02/28 18: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를 상영하는 곳이 몇군데 없었는데다가
    금방 내려와서 힘들게 구해봤던 기억이 나는군요.
    본지 2년 지났는데도 이만한 영화 못본것 같네요.

  2. hibiki 2009/10/29 12: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란다고 정말 가냐며 등때리면서 우는 장면..거기서 저도 많이 감정이입 하면서 봤었는데.(하여간 남자들이란 둔한것들..이러면서 ㅡ.ㅡ;) .. 요즘 같은 시기에 더 보고 싶어지네요. 저도 참 좋아하는 영화에요.

    • PlusAlpha 2009/10/29 22:16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 이 영화 바로 엊그제 또 봤는데 바로 hibiki님의 코멘트가 있어서 놀랐네요...^^
      세 번째 보니까 이제 눈물은 안 나더군요...

  3. hibiki 2009/10/29 22: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다시 보면 무지 울 거 같아서 못보고 있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