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서점

글모음/생각 2002/02/22 11:14 PlusAlpha
일본 서점의 모습은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서점의 모습과 별로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다만, 작은 서점이라도 만화책 코너가 반드시 다른 코너와 더불어 '당당히' 중요한 장소에 자리잡고 있으며 거기에 항상 남녀노소를 불문한 많은 사람이 몰려있다는 점이 약간 달라보였다. 그리고 대부분의 서점에서 책을 사면 책 표지를 포장지로 포장해주는 것이 default 옵션으로 되어 있는 듯, 특별한 주문이 없으면 무조건 책을 한 권 한 권 포장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생각해보니 우리나라도 80년대말경까지 서점에서 책을 포장해주는 관습(?)이 있기는 있었다.)
또한, 일본은 '헌책방' 시스템이 매우 발달되어 있다. 일본은 주택이 매우 좁기 때문에 많은 책을 둘만한 장소가 없어서 헌책방이 발달했다는 분석이 꽤 설득력있어 보인다. 헌책방 거리로 유명한 도쿄(東京)의 진보초(神保町)에는 매우 많은([어느 인터넷문헌]에 따르면 약 140~160여 개라고 한다) 헌책방이 즐비해 있으며, 모든 종류의 책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가게는 물론, 인문사회과학, 문학, 자연과학, 만화, 미술,... 등등 특화된 분야만 취급하는 가게도 많다.

PlusAlpha는 99년 가을 업무상 출장차 일본의 대형서점을 돌아다니다가 오사카(大阪)에서 개점한지 얼마 안되었다는 아주 감동적인 서점을 발견한 적이 있다. 준쿠도(Junkudo, ジュンク堂, 淳久堂)라는 이름의 대형서점인데, 내부의 분위기가 매우 조용하고(옆사람과 대화를 소곤소곤 해야 할 정도로), 키높은 서가가 분야별로 널찍한 간격을 두고 늘어서 있고, 한쪽 편에는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테이블이 주욱 놓여있어, 서점이 아니라 마치 도서관의 개가식 열람실에 와 있는듯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서가 옆에는 슈퍼에서나 볼 수 있던 쇼핑바구니가 쌓여있어 한꺼번에 여러권의 책을 고르는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서점이 이래도 되는거야? 하는 걱정 아닌 걱정과 감동에 거의 충격상태에 빠졌었다. :) 책을 사고 나면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구입금액의 약 5%에 해당하는 쿠폰을 주고 그것으로 그 건물 1층에 있는 커피숍에서 커피를 무료로 마실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나중에 일본에 오면 꼭 다시 와봐야지 하면서 수첩에 찾아가는 길을 적어놓았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오사카 JR東西線 北新地(kitashinchi)驛 11-5출구를 나와 왼쪽으로 약 150미터(?)... 堂島アバンザ빌딩 내



그러나 다음 번 東京에 갔을 때 준쿠도의 분점이 東京에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반갑게 기대하며 찾아갔는데 이번에는 오사카에서 봤던 그 모습이 아니라 보통 대형서점과 같은 복잡한 분위기여서 실망했다. 같은 '준쿠도'라도 매장에 따라 분위기는 달랐던 것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곳은 ジュンク堂書店 池袋本店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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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2/22 11:14 2002/02/2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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