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비명

시 : 니이미 난키치
역 : 권정생
墓碑銘

詩:新美南吉

이 돌비 위를 지나가는
작은 새들아
잠시 예서 날개를 쉬어라
이 돌비 아래 잠든 것은
너희들 친구중 하나이다
무엇인가 잘못되어
인간으로 태어나 버렸지만
(그는 평생 그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영혼은 너희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왜냐면 그는 인간이 있는 자리보다
너희들이 앉아있는 나무밑을 사랑했다
인간이 지껄이는 미움과 거짓말보다
너희들의
기쁨과 슬픔의 순수한 대화를 사랑했다
인간들의 몰이해와 보기싫은 생활보다
너희들 서로가 신뢰하면서
조심스레 살아가는 생활모습을 사랑했다
하지만 무엇인가 잘못되어
그는 인간세계에 태어나고 말았다
그에겐 인간들처럼
상대를 헐뜯으며 살아갈 용기가
(너무나) 부족했다
그에겐 인간들처럼
현실과 싸워나갈 용기가
너무나 부족했다
하지만 현실은
멋대로 그를 도전해왔다
그래서 겁장이인 그는
언제나 달아나기만 했다
상처받기 쉬운 마음에
푸른 조그만 꿈의 등불을 켜고
저쪽 감상의 바다로
또는 이쪽 환상의 골짜기로
그는 쫓겨가기만 했다
하지만 현실의 차가운 바람은
가는곳마다 뒤쫓아가서
그의 푸른 등불을 꺼버리려 했다
거기서 결국 위태로와져
제 스스로 그것을 후우 불어버리고
그는 어느날 죽어버렸다
작은 새들아
진정 그는 너희들을 사랑했었다
비록 공기총에 맞아 쓰러지더라도
어째서 이 손이
날개가 못되었나 하고
그는 진정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 너희들
작은 새야 이따금 여기 놀러 오너라
거기서 고운 노래 들려 주려무나
거기서 귀여운 춤을 보여 주려무나
그는 이 묘비명을
너희들 말(言語)로 쓰지 못함을
까다로운 인간의 언어로밖에 쓰지 못함을
거듭거듭 아쉬워한단다.
この石の上を過ぎる
小鳥たちよ。
しばしここに翼をやすめよ。
この石の下に眠っているのは、
おまえたちの仲間のひとりだ。
何かのまちがいで、
人間に生まれてしまったけれど、
(彼は一生それを悔いていた)
魂はおまえたちとちっとも異ならなかった。
なぜなら彼は人間のいるところより、
おまえたちのいる木の下を愛した。
人間のしゃべる憎しみといつわりの言葉より、
おまえたちの
よろこびと悲しみの純粋な言葉を愛した。
人間たちの理解しあわないみにくい生活より、
おまえたちの信頼しあった
つつましい生活ぶりを愛した。
けれども何かのまちがいで、
彼は人間の世界に生まれてしまった。
彼には人間たちのように
おたがいを傷つけあって生きる勇気は、
とてもなかった。
彼には人間たちのように
現実と闘ってゆく勇気は
とてもなかった。
ところが現実の方では、
勝手に彼にいどんできた。
そのため臆病な彼は、
いつも逃げてばかりいた。
やぶれやすい心に、
青い小さなロマンの灯をともして、
あちらの感傷の海ヘ、
またこちらの幻想の谷へと、
彼は逃げてばかりいた。
けれど現実の冷たい風は、
ゆく先、ゆく先へ追っかけていって、
彼の青い灯を消そうとした。
そこでとうとう危くなったので、
自介でそれをふっと吹き消し、
彼はある日死んでしまった。
小烏たちよ、
真実、彼はおまえたちを好きであった。
たとい空気銃に射たれるにしても、
どうしてこの手が、
翼でなかったろうと、
彼は真実にそう思っていた。
だからおまえたちは、
小鳥よ、ときどきここへ遊びにきておくれ。
そこで歌ってきかせておくれ。
そこで踊ってみせておくれ。
彼はこの墓碑銘を、
おまえたちの言葉で書けないことを、
ややこしい人間の言葉でしか書けないことを、
かえすがえす残念に思う。


대학시절, 도서관에서 동화작가 권정생의 책을 읽다가 발견하고, 크게 감동하여 베껴온 
일본 동화작가 니이미 난키치의 시.

방명록에 물꼬님이 남기신 글을 보고 그리워져서 다시 찾아다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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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03 00:19 2008/09/03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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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나의 마마 2008/09/04 11: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新美南吉를 아세요? 이 시가 마음에 둘었어요?
    한국 시를 가르쳐 주세요.

    • PlusAlpha 2008/09/07 11:30  댓글주소  수정/삭제

      유일하게 알고 있고 좋아하는 일본 시입니다.
      한국에도 좋은 시가 많이 있는데... 자세한 건 메일로 보낼게요.

  2. 하나의 마마 2008/09/08 19: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헌국에서는 新美南吉의 시가 유명해요?
    사실은 나는 新美南吉의 시를 읽은 적이 없었어요... 동화를 적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지영 씨의 HP에 新美南吉의 시가 있어서 아주 깜짝 돌라게 했어요.
    일본에서 국어 수업에서도 배운 적이 없었어요.

    • PlusAlpha 2008/09/09 23:48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본에서도 알려지지 않은 시였군요.
      물론 한국에서도 유명하지 않습니다.
      한 동화작가(이 시를 번역한 사람)가 자신의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시를 언급했던 것이 나중에 책에 실려서 알게 되었어요.

  3. 슈타이너 2009/01/22 09: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름다운 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