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명 : 서울 모테트 합창단의 포레의 레퀴엠과 모차르트의 저녁기도
            (호국의 달 기념 “시대별 레퀴엠 시리즈 Ⅱ)
            G. Faure <레퀴엠> Op.48 & W. A. Mozart <저녁기도>KV 339

일시 및 장소 : 2006년 6월27일(화) 오후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출연자 : 지휘 / 박치용, Sop / 신지화, Alto / 김자희, Ten / 박승희, Bass / 정록기
            협연 /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회 내용
  서울모테트합창단은 6월 27일(화) 오후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호국의 달 기념 시대별 레퀴엠 시리즈 두 번째로 포레의 레퀴엠과 모차르트의 베스페레(저녁기도)를 연주한다. 1989년 창단이후 꾸준한 연주활동으로 ‘2004년 올해의 예술상 음악부문 우수상과 ‘2005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대통령상을 수상한 서울모테트합창단은 2005년부터 3년간에 걸쳐 ‘시대별 레퀴엠 시리즈’ 연주를 통해 고전~현대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작곡 되어진 레퀴엠의 다양한 형식과 음악을 매년 6월 호국의 달에 연주하고 있다. 2005년엔 모차르트 레퀴엠을 연주하였고 2006년엔 포레의 레퀴엠을 2007년엔 존 루터의 레퀴엠을 시리즈로 연주한다.
이번에 연주되는 포레의 레퀴엠(진혼곡)은 낭만시대 교회음악의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그의 부친이 사망했을 때 작곡하기 시작하여 1887년에 완성되었는데 7곡으로 되어 있고 멜로디는 그레고리오 성가와 같이 종교적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가곡처럼 아름답고 서정적이다. 모차르트의 베스페레(저녁기도)는 모차르트의 종교음악 중에 명작으로 꼽히는 작품 중에 하나이다. . 그 중 Vesperae KV 339 의 5번째 곡인 Laudate Dominum(라우다테 도미눔/주님을 찬미하라)은 이곡은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소프라노 솔로의 칸타빌레적인 선율이 매우 아름다우며 소프라노 솔로와 합창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명곡이다.
이번 연주는 지휘 박치용 (성신여대 음대 교수), 소프라노 신지화 (이화여대 음대 교수), 알토 김자희(총신대, 경희대 출강) 테너 박승희(바흐솔리스텐서울 음악감독) 베이스 정록기(한양대 음대 교수) 등 국내, 외 정상 성악가와 오케스트라에는 유라시안 필하모닉오케스트라(음악감독:금난새)가 협연한다.
서울모테트합창단의 이번 포레 레퀴엠 연주를 통해 부드럽고 조용하며 심판과 저주가 아닌 용서와 희망의 의미를 담고 있는 또 다른 레퀴엠의 정의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

곡목소개

  포레의 레퀴엠(Requiem in d minor Op.48)
근대 프랑스의 가장 뛰어난 작곡가의 한 사람인 포레는 서정적이고 밝고 프랑스적인 섬세한 아름다움일 지닌 작품을 많이 썼다. 오르간 주자와 교사였던 생상스에게서 작곡을 공 부하였으며 과묵함과 신중함이 그의 생활을 특징 지우고 있듯이 절제와 예민함이 음악의 특징이며 프랑스 인상파 음악의 기초를 세운 선구자이다. 레퀴엠은 ‘죽은 자의 영혼을 위 로 하는 미사(Missa pro defunctis)에서 비롯된 음악 양식인 레퀴엠은 ’안식‘이라는 라틴어 어원과는 달리 죽음과 심판을 연상하게 하는 무거운 음악이다. 모차르트도 레퀴엠에서 만 큼은 결코 ‘노래 부르듯이’곡을 구성하지 않았다. 하지만 포레의 레퀴엠은 좀 다르다. 지 극히 서정적이고 편안하다. 작곡가 자신의 말처럼 ‘죽음의 두려움’을 표현하기보다는 ‘죽 음의 자장가‘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레퀴엠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작 곡 되는 ‘진노의 날(Dies irae)'은 생략되고 일반적인 레퀴엠에서 나타나지 않는 천국
에서(In Paradisum)라는 곡으로 마감한다. 절제와 간결성이 포레 레퀴엠의 특징이며, 특 히 포레의 가곡을 연상시키듯 아름답고 표정적이고, 또한 화성적 미묘함과 표현적 다 양성, 그리고 맑고 순수한 아름다움이 이 작품의 특징이다. 4번곡 소프라노 독창의 Pie Jesu(자비로우신 예수)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멜로디의 곡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모차르트의 저녁기도(Vesperae Solennes de Confessore KV339)
올해로 탄생250주년이 되는 모차르트는 짤츠브르크에서 만년을 보냈으며 짤츠브르크 대성당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2편의 저녁기도를 작곡하였다. 1779년에 도미니코의 저녁기도와 참회의 엄숙한 저녁기도 이렇게 2편이다. 이 작품에서 채택한 성경은 시편110편에서 113편 그리고 117편이고 Magnificat Maria의 노래로 끝을 맺는다. 잘츠부르크에서 쓴 다른 미사곡들처럼 짧은 구성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조성의 이어짐이 다양하고 또 서로 독립해서 연주해도 좋을 정도로 대조적인 분위기가 두드러진 특징이 있다  

출처 : 예술의전당 홈페이지


공연 시작을 약 3시간쯤 앞두고, 급한 사정이 생겨 못가게 되었다는 얼굴도 모르는 분의 예매티켓 1장을 우연히 손에 넣게 되어 갑자기 가게 된 공연이다.
전날도 바이올린 연습을 빼먹었는데 이틀 연속으로 연습을 못하게 되는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오랜만에 성악, 합창 공연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므로 망설임 없이 갔다.

사실 내가 클래식 음악 공연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이 바로 성악과 합창이었다.
어린이 음악 발표회 같은 아마추어 공연을 제외하고 프로페셔널한 공연을 본 것은 초등학교 6학년떼 테너 엄정행 독창회에 갔던 것이 처음인데, 이때도 공연을 보고 와서 한동안 마음이 들떠있었고,  중학교 1학년때 윤학원 선생이 지휘하는 선명회 어린이합창단의 공연을 보고 났을 때는 말 그대로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듯한 커다란 충격과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공연의 실황 녹음을 다시 복사한 테이프를 얻어다가 듣고 또 들어서 테이프가 늘어나서 버렸을 정도이다.

아무튼 이렇게 각별하다 할 수 있는 합창음악을 오랜만에 보게 되었다는 생각에 설레였는데, 직접 공연을 보다 보니 어느새 나도 모르게 합창단보다는 앞에서 연주하고 있는 오케스트라만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각해보니 내가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 이후로 대규모 오케스트라 공연은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봐도 무관심하게 지나쳤던 하나 하나가 어찌나 새롭고 신기하게 보이던지...
일반적인 오케스트라와 달리 멤버의 80% 이상이 여성이고, 더블베이스를 제외한 현악기 파트는 전원이 여성 연주자였다는 점이 우선 눈에 띄었고,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잘 훈련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연주자들의 행동이 상당히 통일되어 있다는 점도 재미있었다.
예를 들어 무대에 입장할 때 바이올린과 비올라 연주자들이 모두 같은 모양으로 왼손에 악기와 활을 같이 들고 들어온다든지, 연주할 때 박자에 맞추어 전후좌우로 몸을 크게 움직이며 연주를 하는데 그 움직임이 마치 안무에 맞추기라도 한 듯이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 신기했다.
모차르트 곡을 할 때 빈번하게 등장하는 바이올린 파트의 스피카토도 확실히 보았다.

합창단의 노래는 특별히 흠잡을 데는 없었다. 다만, 인원이 32명밖에 되지 않아서인지 포레 곡을 할 때는 좀 힘이 없게 느껴졌다. 그런데 모차르트 곡을 할 때는 다시 소리가 힘차게 들리는 것을 보면 포레 레퀴엠은 원래 그렇게 불러야 하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32명 규모의 합창에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 좀 크다는 느낌은 있었다.
라틴어 가사를 우리말로 번역하여 무대 위의 스크린에 자막을 띄워주어 곡을 들을 때 도움이 된 것 같다.

7곡의 포레 레퀴엠 중에서는 3번 Sanctus, 4번 Pie Jesu가 가장 귀에 익은 곡이었고, 6곡의 모차르트 저녁기도 중에서는 5번 Laudate Dominum이 바로 나에게 큰 영향을 주었던 선명회 어린이합창단 공연에서 들었던 곡이기에 더욱 반가웠다.

네 명의 솔로 중에서는 소프라노의 목소리가 좀 작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베이스 솔로의 목소리가 가장 듣기 좋았다.

앙코르곡으로는 모차르트와 포레의 곡을 각각 한 곡씩 연주했는데 지휘자가 곡목을 알려주고 스크린 자막에도 제목을 보여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모차르트의 "오소서 성령이여(Veni Sancti Spiritus) ", 포레의 "라신의 찬미가(Canticle of Jean Racine)" 였다.

자리도 너무 좋은 곳이었고... 갑작스럽게 간 공연 치고는 꽤 만족스러웠다.
교회(또는 성당) 성가대 단체 관람객의 일부로 보이는 내 옆쪽 자리에 있는 아주머니들께서 공연시간 내내 훈제오징어를 씹어댄 것만 빼고는 말이다...
(옆자리 불평은 공연후기마다 매번 등장하는군...-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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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8 08:49 2006/06/2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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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티켓드린사람 2006/06/28 18: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다녀오시고, 정성스런 공연평까지 남겨 주시니 감사합니다. 공연 못 가고도 기분 좋네요..
    blog가 깔끔하니 보기 좋습니다. 종종 좋은 구경하겠습니다.

    • PlusAlpha 2006/06/28 21:20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와 주셨네요...^^;;
      받기만 하고 인사도 제대로 못드려서 관람후기라도 보시라고 알려드렸어요. 좋은 공연 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 doubly 2006/06/30 00: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새 공연을 자주 다니시네요.. 부럽습니다.

    전 요즘 시간이 없어서 악기 연습이니 뭐니 눈에 들어오지도 않네요.
    지금은 클라리넷을 손대고 있는데, 숨이 너무 짧아서.. 차라리 짧은 손가락으로 바이올린 더듬는게 쉬웠던건지도 모르겠다는...핑계를 생각해냈습니다. ㅡ.-^

    알파님이, 겨우 이틀 연습 못한 것이 아쉽다고 하시니..
    전.. 그냥..저쪽 구석에서 손 들고 있어야겠어요. [매번 반성만 하다 가는...]

    • PlusAlpha 2006/06/30 01:36  댓글주소  수정/삭제

      지난 한 달동안 운이 좋은 덕에 공짜 공연 무려 5회! 기록 세웠습니다.

      연습 이틀 빠진다고 아쉬워하는 것은... 연습을 하루 빠졌을 때와 이틀 연속으로 빠졌을 때의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사실은 오늘(6/29)도 공연을 보러 가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일주일에 최소한 사흘이나 연습을 못하게 된다는게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구요. 이번주 레슨이 벌써부터 걱정됩니다.

      잘 몰랐는데 클라리넷을 배울 때는 또 그런 어려움이 있었군요...! 생각해보니 어릴때 리코더나 하모니카만 불어도 숨이 차서 어지럽고 했던 기억이...^^ 아무튼 악기는 제각각 다 어려운 점이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어려운 만큼 배우는 과정에서 성취감도 들고 기쁨과 즐거움도 얻는 것이겠지만요.
      doubly님도 클라리넷 연습 즐겁게, 열심히 하시길~